한화의 레전드 '정민철'은 얼마나 대단한 투수였을까

2023. 6. 26. 10:52좋아하는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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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에 야구에 입문한 사람들은
정민철 하면 한화의 단장으로 3년 연속 꼴찌를 당한 무능력한 프런트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프런트로써의 평가는 훗날에 맡기더라도

빙그레와 한화에서 뛰었던 투수 정민철은 절대적인 까방권으로 무장한 투수다.


왜 그런가.

아주 훌륭했기 때문이다.

몇가지 기록을 보자.


1. 정민철은 1992년에 데뷔해서 1999년까지 한화에서 뛰었다. (2000년에 일본으로 넘어갔다.) 

이 기간동안 정민철은 8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단지 운이 좋아서 이렇게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평균 투구 이닝이 188이닝이다. 선발투수로써의 모범이다.

1990년 전체로 보자. 

선발 투수 중 평균자책점(2.80), 완투(60), 완봉승(19), 선발승(106) 1위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레전드가 아닌가.


2. KBO에서 역대 9번째로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1997년의 일이다. 포수가 실책을 하는 바람에 퍼펙트가 무산된 것이 안타깝지만
이 기록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3. 1998년 역대 4번째로 1000탈삼진을 기록한다.
그리고 27세의 나이에 100승을 기록한다.

4. 1999년에는 역대 5번째로 100선발승을 기록했다.

 

5. 1999년 한화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금이야 한화라고 하면 꼴찌가 아니면 대박이라고 하지만
당시 한화는 강팀이었다. 그래도 우승까지는 거두지 못했는데..
정민철이 에이스로 팀을 이끌어 마침내 우승하게 된다. 이해 정민철은 18승을 거뒀다. 


일본에 갔던 정민철은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서 두자리 승수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1990년대에 비해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정민철은 KBO 우완 투수 다승 1위다. 무려 161승.

만약 국내투수를 통틀어 선발투수를 꾸릴 수 있다면 정민철은 몇번째에 뽑힐 수 있을까.
우완투수로는 선동열 다음이다. 정민철의 전성기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도 그를 배제하지 못한다.

 


어쩌면 이 모든 건 과거의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레전드 정민철을 모르고 야구를 이야기할 수는 없을 일.
그저 약팀의 프런트가 아니라 한 시대를 풍미했고 팀을 우승시켰던 에이스로도 그를 기억해보자.
그런 것들을 알면, 야구를 보는 일이 더 즐거워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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