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4)
-
고전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3 : 냉혹하고 위대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너무 유명하기에, 읽은 것 같지만 안 읽은 책이 있다. 내게는 올더스 헉슬리의 가 그런 책 중 하나였다. 와 함께 미래소설의 걸작으로 불리는 고전인 이 소설은 여기저기에서 추천도서를 뽑을 때 반드시 언급되는 책 중에 하나이다. 제목의 반어적인 의미도 많이 언급됐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이제야 읽었다. 정말 빠져들어서 읽었다. 는 익히 알려졌듯이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가 본격적으로 그 ‘미래’를 그릴 때는, 참으로 놀랍다. 그 미래라는 곳, 멋진 신세계라고 하는 그곳은, 과학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신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며 사람들은 불평도 하지 않는다. ‘소마’라는 약을 먹으면 ‘현재’만 생각하면서 한없이 헤헤,..
2022.12.31 -
고전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2 :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리엄 골딩, 그의 대표작이라 일컬어지는 을 읽었다. 첫 페이지를 펼친 순간부터 마지막에 이를 때까지 단번에 읽었다. 그것은 이야기가 워낙에 흥미진진하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무서웠기 때문이다. 초자연적인 공포에 관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성을 상실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 하는 것에 대한 공포다. 이상한 것은, 그런 장면들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혹은 윌리엄 골딩의 글이 뛰어나거나. 핵전쟁이 벌어진 지구, 영국소년들을 실은 비행기는 안전한 곳을 찾아 가던 중 적의 공격을 받고 무인도에 불시착한다. 다행히 아이들은 살아남았다. 아이들은 어떤 두려움을 느끼는 와중에도 자신들만의 체계를 잡아간다. ‘소라’를 가진 아이가 발언권을 갖는다거나 합리적인 방법으로..
2022.12.29 -
고전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1 : 일본의 국민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외>
어린 나이에 을 읽었다. 그저 유명하다고 하니까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좀 실망했다. 도대체 이 책이 왜 그리 칭찬받는 것인지, 아무리 살펴봐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아마도 을 다시 읽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었다. 심드렁하게 읽은 것도 아니다. 꼭꼭 씹어 먹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동시에 감동하면서 읽었다. 이 소설을 보게 된 건, 양윤옥이 번역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이의 번역은 믿음직스럽다. 나는 보통, 번역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고 읽는 편인데, 양윤옥만큼은 예외다. 그의 번역은 훌륭하다. 김화영, 이세욱과 함께 그 이름만으로 믿음이 가는 몇 안되는 번역가다. 그리하여 만난 - 혹시 다시 읽으면 그 맛을 알까 하는 마음에 들었다 - , 아, 감동! ‘인..
2022.12.28 -
당신을 최고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 레이먼드 챈들러의 <빅 슬립>
책장을 정리하다가 헉- 했다.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을 모셔둔 게 몇 년 전인데, 다시 읽자고 마음먹은 게 얼마 전인데, 잊고 있었다. 올해에는 다시 읽으리라, 라는 마음으로 정리를 하다가, 조금만 읽어볼까?, 하고 선집의 첫 번째 을 열었는데, 헉! 다 읽어버렸다. 그때 시간은 어제 새벽 2시 조금 넘은 시간. 연휴라 다행이지. 어쨌든, 어디에서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글쓰기 스승으로 2명의 레이먼드가 있다고 했다. 레이먼드 카버와 레이먼드 챈들러다. 레이먼드 챈들러가 누구인가. 그가 창조한 ‘필립 말로’는 엘러리 퀸과 함께 유럽추리소설을 상대한 불굴의 탐정이다. 하드보일드에 관한 최고의 고수로 뽑히는 이 남자와 엘러리 퀸이 있어 미국 추리소설은 유럽에 대항할..
2022.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