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야구전설, 스즈키 이치로

2023. 8. 20. 23:07좋아하는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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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 샌디에이고의 김하성이 맹활약을 하며 MVP 후보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동양인 내야수 최초로 20-20에 도전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대단한 일이다. 올해 김하성은 여러 기록에 도전했는데 그럴 때마다 이름이 언급된 일본의 야구 영웅이 있어 잠깐 살펴보려고 한다. 안타머신이자 일본의 야구전설 스즈키 이치로다. (아마도 메이저리그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몇 번은 들어봤으리라..)

이치로는 1991년 오릭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본래 그는 투수였으나 프로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처음에는 타격폼 때문에 감독과 마찰을 겪는 듯 여러 문제로 큰 활약을 벌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1994년 팀의 감독이 바뀌면서 이치로는 1군의 주전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곧 역사가 시작된다. 

1994년 일본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200안타라는 기록을 세운다. 그리고 팀이 1995년 리그 우승, 1996년 일본 시리즈 우승을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이때 이치로는 리그 MVP를 3년 연속 수상했다. 이때 누적 타율이 .353이다. 그야말로 타격천재라는 말을 증명해내고 있었다. 

 

이치로의 활약은 2000년까지 계속된다. 그는 7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다. 그리고 2001년, 메이저리그로 떠난다.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그는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거로 데뷔한다. 그리고 그는 ‘이치로 신드롬’을 일으킨다. 데뷔한 그해, 신인왕, 아메리칸리그 타격왕과 최다안타 1위, 도루왕, 리그 MVP를 석권해버린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이치로의 인기도 대단했다. 그는 데뷔 시즌이었던 2001년에 올스타 투표 1위를 기록했는데 2002년과 2003년에도 1위를 기록했다. 데뷔한 선수가 3년 연속 올스타 투표 1위에 뽑히는 일은 정말 드문 일이었다. 2004년에 이치로는 262안타를 기록한다. 메이저리그의 그전 단일시즌 최다안타는 257개로 1920년에 조지 시슬러가 기록했었다. 84년 만에 바꿔버린 것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당시 메이저리그는 약물의 시대였다는 점이다. (그 당시 활약했던 선수들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때에 이치로는 약물과 상관없이 자신의 힘으로 실력을 입증해내고 있었다. 심지어 그는 2010년에 200안타를 달성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인가 하면, 그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연속으로 2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 전에는 어떠했는가. 1894년부터 8년동안 달성한 선수가 있었다. 그 기록을 이치로가 바꿔버린 것이다. 이치로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고 여러 평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치로가 가장 대단한 것은 꾸준함을 증명하는 이 기록이 아닌가 싶다. 

 

2011년, 이치로는 부진했다. 184안타를 기록해서 위대한 기록이 멈춰섰다. 그는 올스타전 출전도 실패한다. 11년 연속 올스타전 출전 기록도 멈췄다. 이해에 그의 성적은 0.272였다. 이것도 대단한 기록이지만… 그때부터 이치로는 사실상 전성기가 끝났다는 말을 듣게 된다.

2012년 이치로는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된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선수나 팬들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후로 이치로는 전성기에 비하면 크게 아쉬운 성적을 보여주고 팀도 계속 옮기게 된다. 여기서 이치로는 대단한 모습을 한번 더 보여준다. 

자존심 생각하면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그 순간 은퇴해도 사실상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을 텐데, 그는 야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하며 마이너리그까지 생각한다. 실로 야구에 대한 그의 갈망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이치로는 질투의 대상이었다. 너무 잘해서,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를 울려서 질투할 수밖에 없었으나… 야구팬으로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잘하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지금 이치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김하성을 보며 잠시 ‘야구전설’을 떠올려본다. (언젠가 김하성도 그렇게 불리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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