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온다!

2023. 8. 28. 18:08좋아하는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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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해외 작가는 누구일까? 파울로 코엘료, 베르나르 베르베르, 히가시노 게이고 등 많은 이름이 떠오르지만 역시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일 것이다.

<상실의 시대>로 한국사회에 J문학 열풍을 일으켰던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 <태엽 감는 새> 등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과 한국에서의 사랑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다가 <1Q84>라는 대작을 통해 한국에서 다시 한번 ‘하루키신드롬’을 일으켰다. 그후에도 작가는 <기사단장 죽이기>, <일인칭 단수> 등을 통해 왕성한 작품을 선보였고 그때마다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 하루키가 올해 신작을 발표한다고 했었다. 그때가 아마 연초였던 것 같다. 일본에서 4월쯤 신작이 나왔는데, 이례적으로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많은 이들의 추측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소설이 종합 1위에 오르는 일이 아주 드물다. 하루키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하루키의 신작이 이렇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뭘까? 일본에서 하루키 소설에 대해 나온 말들을 종합해보면 결론은 두개다. 가장 하루키스럽다, 와 하루키 소설의 완성이 보인다, 라는 것.

하루키는 야구경기를 보다가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때부터 부단히 썼는데.... 지금으로부터 43년 전 하루키는 어떤 소설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을 단행본으로 엮지 않았고 (거의 유일한) 그래서 팬들은 도대체 왜 그런가 많이들 궁금해했다. 짐작으로는 하루키가 더, 더, 더 쓰고 싶다는 어떤 열망 때문이 아니겠는가 했다. 그런데 이번 신작이 바로 그것이 확장되었고 완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팬들이 오죽했겠는가. 안 살 수가 없었겠다!

일본에서 4월쯤 나온 그 소설은 번역을 거쳐 국내에 9월 6일에 출간된다고 한다. (오늘 예약판매가 시작되었다.) 하루키가 43년 동안 생각했고 썼다는 그 소설은 어떤 내용일까? 소설은 17살의 남고생인 ‘나’와 16살의 여고생 ‘너’가 에세이 대회에서 만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들은 청춘답게 서로 좋아했고 그 감정에 들떠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이상한 말을 한다. 여기 있는 내가 진짜 내가 아니라는 것, 진짜의 나는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야기를 한다. 소녀가 살고 있다는 그 벽에 대한 이야기다.

줄거리에서 딱- 느낌이 온다. 이것은 하루키의 소설이다. 하루키가 가장 잘 쓰는 소설이고 하루키가 평생 쓰고자 했던 이야기라는 것을. 하루키 소설을 읽으면 어떤 감정이 드는가. 모험에 대한 열망도 생기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들뜬 감정도 생기고, 잃고 싶지 않은 것을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마음도 생긴다. 하지만 역시 가장 강렬한 건,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자 하는 그 강렬한 마음이 아닐까.

나는 나이를 먹었고 그래서 그런 감정이 점점 소멸되어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딱 한번, 그러니까 하루키 소설을 읽을 때는 다르다. 아주 많이 다르다. 완전히 다르다. 마치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다.

누군가는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책을 읽은 후의 나가 달라야만 진정한 독서라고 했다. 하루키 소설을 읽은 나도 그렇다. 벌써부터 신작 읽을 생각을 하니, 그래서 또 들뜨고 흥분하고 설레며 기뻐할 나를 생각하니, 기쁘다.

하루키월드, 지금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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