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추리소설의 진실을 찾아서
세계 3대 추리소설! 그야말로 가슴 뛰는 단어가 아닌가? 인터넷을 찾아보면 ‘세계 10대 미스터리 소설’이나 ‘7대 추리소설’ 리스트가 돌아다니는데 다 제각각이다. 그런데 그 중에 반드시 들어가는 작품들이 있다. 세계 3대 추리소설, 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바로 그것이다. 바로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과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엘러리 퀸의 <Y의 비극>이다.
그 작품들의 매력은 무엇인가?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은 주요 등장인물이 비교적 소수가 등장해 더욱 인물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본 설정도 간단하다. 주인공인 남편이 아내를 집에 두고 외출한 사이 아내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남편이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게 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다.
제목인 '환상의 여인'은 사건 해결의 키워드다. 남편이 외출을 했다는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외출 도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던 여인을 찾아야 한다. 물론 여인은 보이지 않고 어찌된 일인지 주인공이 여인과 함께 방문했던 식당과 바 등에서는 모두 주인공 혼자 왔다고 주장한다.
결국 주인공은 감옥에 갇혀 사형선고를 받게 되고 주인공의 친구가 형사와 함께 사건을 풀어간다는 내용으로 다소 결말부분이 감탄을 자아내기에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여인을 찾으려는 인물들의 전술과 전략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재미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문장 곳곳에서 보이는 아이리시의 화려한 비유를 맛보는 것도 <환상의 여인>이 주는 재미다.
또 하나의 걸작으로 불리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공포영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설정을 보여준다. 외딴 섬의 산장에 초대받은 10명이 알 수 없는 정체에 의해 인디언인형동요의 내용대로 죽어간다는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아가사 크리스트의 노련한 묘사로 그려지는 심리전이다. 심리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전에 작가는 이들의 공통점을 알려준다. 타인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정과 함께 고립된 곳에 갇힌 10명은 나를 제외한 모두가 범인이라는 불안한 심리로 서로를 의심하며 서서히 이성을 잃어간다.
이러한 모습은 책을 읽는 사람에게 인물들의 공포심을 전달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더욱이 삶에 대해 집착하는 본능적인 이들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는 것과 등장인물들이 동요의 가사 대로 죽어간다는 암시 또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명예로운 추리소설로 뽑히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엘러리 퀸의 <Y의 비극>은 가문 안에서 발생한 사건을 배경으로 시작하고 있다. 독특한 혈통을 지닌 가문의 사람들이 유산을 두고 벌어지는 과정은 처음에 ‘파렴치한 부유층’을 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의 문제를 풀어가는 사람은 ‘레인’이라는 아마추어 탐정으로 이 작품만 놓고 본다면 홈즈 뺨치는 문제해결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추리소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이 작품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이 눈에 띄는 매력이며 또한 반전에 이르는 엘러리 퀸의 상황 설정이 무척이나 돋보인다. 전혀 생각지 못한 인물이 범인으로 판명될 때 중요한 것은 독자가 그것을 보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난데없는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진다거나 결말에 이르러 엉뚱한 설정이 추가된다면 추리소설로서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은 걸작이라 할 수 있다. 반전만을 기대하며 을 접한다 해도 후회가 없을 정도다.
세계 3대 추리소설이라? 사실 어떤 기준으로 세계 3대 추리소설로 불리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소설을 본 사람으로 한마디는 자신 있게 할 수 있겠다. 3대 추리소설이라는 수식어를 걷어치우더라도 세 작품은 그 자체로 명작이라 불릴 만하다는 것!
추리소설의 문외한인 사람은 물론이며 추리소설을 폄하하는 사람들도 읽어 볼만하다. 단순히 매력적인 상황 설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심리묘사와 인물 간의 갈등 표출은 문학소설의 고전이라 불리는 여러 작품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니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