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감동의 힘! 멋진 에세이 모음
에세이의 매력은 '실화'가 주는 진실함에 있다. 진정성이 있다고 할까. 허구도 아니고 가상의 이야기도 아니다. 진짜다. 그래서 더 진실한 감동이 있다. 이런 저런 야박한 소식들이 많이 들려온다. 이럴 때는 소설보다 에세이를 읽고 싶다. 그래서인지 요즘에 추천하는 책들도 에세이다. 진실한 감동을 추천하고픈 마음이다.
그 책들, '진짜 이야기'이기에 더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던 에세이들을 추천해본다. 잠시 멈추어 설 때, 기쁨을, 그리고 감동을 주는 책들이다.
1. 듀이 (비키 마이런 / 브렛 위터)
1988년의 겨울, 도서관의 도서 반납함에 고양이가 버려졌다. 고양이는 동상에 걸려 떨고 있었다. 고양이를 구한 건 도서관 사서 비키 마이런이었다. 고양이를 치료한 그녀는 도서관에서 고양이를 키우기로 한다. 그때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 하지만 곧,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듀이'라고 불리는 고양이의 애교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도서관에 오고 고양이와 놀기 위해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뿐인가. 마을의 분위기까지 바뀐다.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듀이>는 침체된 마을을 변화시킨 고양이 한 마리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경제 침체기 때문에 다들 예민하고 날카롭던 시기에 나타난 듀이는 무엇을 하는가.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다. 서로 싸우던 마을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만들고 서로를 의지하게 만들기도 한다. <듀이>는 그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하는데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기쁨이자 즐거움, 그리고 감동이다. 가상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억지라고 했으리라. 하지만 진짜이기에 그 감동의 깊이가 더욱 크다. 에세이의 맛이 무엇인지 알려줄 명품 에세이다.
2. 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아프리카에서 전쟁이 벌어졌다. 사방에서 군인들이 총을 쏘고 사람들을 잡아갔다. <집으로 가는 길>의 열두 살 소년도 그랬다. 랩을 좋아하던 소년은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어른들에 의해 '정부군'의 일원이 된다. 소년병이다. 소년은 자신이 왜 총을 들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을까? 모른다. 소년은 전쟁이 무엇인지, 반군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총을 쏘라고 한다. 그 순간마다 소년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소년은 얼마나 집을 그리워했던가. <집으로 가는 길>은 그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준다. 가슴 시린 에세이의 시작이다.
<집으로 가는 길>은 '진짜'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이 그린 전쟁의 참혹함, 비극의 현장, 슬픔의 역사는 인문서나 영화는 흉내 낼 수 없는 진실함이 있다. 그래서인가. 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서도 집을 그리워하는 소년의 마음과 행동 하나하나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쓰린 가슴을 폭발적으로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고 할까. 진한 여운은 어떤가. 가상의 이야기는 흉내 낼 수 없는 그것이다. 진실한 감동의 그것, 그것은 명품 에세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일 게다. 이 책의 그것처럼 말이다.
3.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제레미 머서)
캐나다에서 기자 생활을 하던 제레미 머서는 파리에서 길을 잃는다. 그때 그가 향한 곳은 고서점 '셰익스피어&컴퍼니'였다. 책을 좋아해서 방문했을 뿐이다. 하지만 누가 알았을까. 그곳은 일반 서점과 달랐다. 글을 쓰는 작가에게 침대가 제공됐다. 아무 책이나 마음껏 읽어도 상관없었다.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낭송회도 계속 열렸다. 제레미 머서는 이 서점이 가난한 작가 지망생들의 꿈을 키워주는 제작소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 서점에 대한 글을 쓴다.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은 서점에 대한 모든 낭만과 로망을 담은 에세이다. 상상하기 어려웠던, 마치 옛날이야기에나 나올 법한 모습 때문일까.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에서 그리는 장면들은 동화의 한 모습 같다. 하지만 그 매력은 동화보다 몇 배나 더하다. '진짜' 이야기이기에 그런 것일 게다.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고, 누군가에게 꿈같은 시간들을 만들어줬던 고서점의 이야기가 담긴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책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 진실한 감동이 담긴 에세이다.